(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은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이 처한 상황을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피자발라 추기경은 그리스 정교회 예루살렘 총대주교 테오필로스 3세와 함께 이날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도적 지원은 단순한 필요를 넘어 생존의 문제"라며 "이를 지연시키는 것은 사실상 사형 선고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과 물, 그리고 피난처 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한 끼 식사를 위해 몇 시간씩 뙤약볕 아래 서 있는 사람을 목격했다"며 "이것은 굴욕이다.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고, 정당화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교회인 성가족성당이 폭격당해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피자발라 추기경과 테오필로스 3세는 가자지구를 방문해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로하고 인도적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피자발라 추기경은 "전쟁의 종식과 모든 인질 석방, 진정한 치유 과정이 반드시 시작돼야 한다"고 국제 사회에 호소했다. 테오필로스 3세 역시 "고통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양심을 배신하는 일"이라며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인도적 지원 확대와 평화 실현을 촉구했다. changyong@yna.co.kr
07-22 22:42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1924년 파시스트 폭력배들에게 납치·살해된 이탈리아의 저명 사회주의자 자코모 마테오티를 기리는 추모 비문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께 로마 시내 테베레 강변 인근의, 마테오티가 납치된 장소에 설치된 추모 비문 2개가 산산조각이 난 채로 발견됐다. 파손된 비문 가운데 하나는 1999년 6월 10일 세워진 것으로, "나를 죽여도 내 사상을 죽이지는 못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또 다른 비문은 마테오티 사망 85주년을 기념해 설치됐다. 이번 사건은 이탈리아 정치권 전반에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알레산드로 줄리 문화부 장관은 전날 현장을 방문한 뒤 "공동의 시민적 기억을 공격하는 중대한 행위"라며 "이런 사건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이탈리아 민주주의 의식의 기초를 이룬 인물에 대한 존경심은 모두가 지녀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우리 모두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한 이탈리아인을 기리는 추모비가 훼손된 것"이라며 분노했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비겁하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반파시즘과 우리의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빛나는 상징에 대한 모욕"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시 당국이 추모 비문을 즉시 복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1924년 5월30일 사회당 소속이었던 마테오티는 하원 개회식에서 연설을 통해 무솔리니가 이끄는 파시스트당이 부정선거를 저지르고 폭력을 사용했다며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로부터 2주 뒤인 6월10일 당시 39세였던 마테오티는 로마 한복판에서 파시스트 폭력배들에게 납치돼 살해됐다. 그의 시신은 두 달 뒤인 8월16일 발견됐다. 무솔리니의 공보 비서관이 직접 암살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국적
07-22 19:17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레오 14세 교황이 오는 26일 바티칸에서 러시아 정교회 이인자인 안토니 대주교를 만날 예정이라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교황청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화요일(22일)에 교황이 여름휴가를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며 토요일(26일)에는 러시아 정교회 특사와의 알현이 예정됐다"고 말했다. 안토니 대주교는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청 대외관계 부장으로 러시아 정교회의 대외 관계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키릴 총대주교의 핵심 측근이자 러시아 정교회 이인자로 통한다. 소식통은 그가 지난 4월 26일 바티칸에서 엄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안토니 대주교의 이번 바티칸 방문 목적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2016년 쿠바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의 역사적인 만남 이후 교황청과 러시아 정교회는 한동안 관계가 개선되는 듯했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키릴 총대주교가 지지하면서 양측의 관계는 급랭했다. 지난 5월8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는 바티칸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담을 주최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changyong@yna.co.kr
07-22 00:05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은 21일(현지시간)부터 바티칸과 이탈리아의 문화재 복원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지 자연염색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문화재 보존과 복원 재료로 주목받는 한지에 자연의 색을 입히는 염색 기법을 이탈리아 현지에 전수해 한지 활용을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이승철 동덕여대 회화과 교수가 기술 전승자로 참여하며, 공예전문 칼럼니스트이자 동덕여대 공연예술대 겸임교수인 서주희 기획자가 협업한다. 21∼22일 이틀간 바티칸 박물관에서 개최되는 1차 워크숍은 바티칸 박물관 내 종이 복원실, 바티칸 비밀문서고, 바티칸 도서관 등 다양한 부서의 복원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24∼25일에는 파브리아노 페드리고니 재단 세미나실에서 이탈리아 전역의 문화재 복원가들을 대상으로 2차 워크숍이 개최된다. 29일에는 9년 전, 우리 정부에서 기증받은 한지로 작품을 만들어 온 국립로마미술대 석사 과정 학생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이 열린다.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은 2016년 개원 이후 대사관과 함께 한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그 결과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에서 한지가 문화재 복원 용지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 바티칸 박물관,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 이탈리아 국립중앙도서관 등 주요 기관에서 한지가 실제 복원작업에 활용되고 있다. changyong@yna.co.kr
07-21 23:40
러 대사관 "게르기예프 공연 취소는 이탈리아에 손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대표적인 친푸틴 예술가로 꼽히는 러시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72)의 이탈리아 공연이 논란 끝에 취소됐다고 안사(ANSA)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게르기예프는 오는 27일 이탈리아 캄파니아주 카세르타 왕궁에서 열리는 여름음악축제에 초청받아 그가 이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 소속 솔리스트들과 함께 공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카세르타 왕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연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취소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온 그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해 '반전 메시지'를 내달라는 각계의 요구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빗발치는 비판 여론에 그는 독일 뮌헨 필하모닉 수석 지휘자 등 주요 직책에서 잇따라 하차해야 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전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였던 그는 이후 주로 러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그랬던 그가 이탈리아 공연을 통해 3년 반 만에 서방 무대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큰 논란이 일었다. 최근엔 여러 노벨상 수상자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이탈리아 정부, 빈첸초 데 루카 캄파니아 주지사 앞으로 공연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 발송 대상에 EU 집행위원장이 포함된 것은 이 공연이 EU 자금 지원을 받는 행사여서다. 공연 반대 온라인 청원이 개설돼 1만6천명의 서명이 모였고, 이탈리아 내 우크라이나 단체는 공연 당일 반대 시위도 예고했다. 이들은 게르기예프에게 직접 항의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공연장 앞좌석 티켓을 예매해뒀다고 안사 통신은 전했다. 논란이 뜨거웠지만 데 루카 캄파니아 주지사는 예술가가 자국 지도자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책임져서는 안 된다며 공연을 옹호했다. 그는 이번 축제에 이스라엘 출신 지휘자 다니엘 오렌도 초대됐다며
07-21 22:29
초기 조사서 정치적 이익 위해 조작 정황 드러나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전 세계 정·재계 거물의 연례 회동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을 지낸 클라우스 슈바프(87)가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스위스 일간지 존탁스차이퉁은 전날 스위스 법무법인 홈부르거의 초기 조사결과에서 이 같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초기 조사결과는 지난 4월 슈바프 전 회장이 50년 넘게 지켜온 WEF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게 된 계기가 된 내부 고발자 서한의 내용을 상당 부분 뒷받침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슈바프 전 회장은 WEF의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 인도 등의 순위를 수정하거나 이들에 불리한 보고서 발간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에는 인도의 순위가 낮게 나오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당시 리처드 사만스 전무이사에게 이메일을 보내 보고서 발간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영국의 순위를 높이지 말라고 권고했는데,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지지자들이 이 데이터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결국 발간됐고 영국과 인도는 각각 8위와 40위로 전년도에 비해 한 계단씩 하락했다. 2022년에는 슈바프 전 회장이 순위가 하락한 한 국가의 고위 관료에게 보고서 초안을 공유하고, 보고서 발간을 반대할 것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해 보고서는 결국 발간되지 않았다. WEF는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사유로 들었다. 홈부르거는 WEF 이사회의 의뢰로 슈바프 전 회장이 WEF에서 발간하는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조작하고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 등 다양한 혐의를 조사 중이다. 각국의 생산력과 회복력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국가경쟁력 보고서는 연계 포럼 논
07-21 19:11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APEC 정상회의가 두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중국을 먼저 방문하거나, APEC 행사 기간에 시 주석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아직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SCMP는 전했다. APEC 정상회의는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된다. changyong@yna.co.kr
07-20 23:44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고문을 만났다. 타스, AFP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오늘 크렘린궁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문인 알리 라리자니를 접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라리자니 고문은 이란 지도부를 대신해 중동 지역의 현재 긴장 고조 상황과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상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라리자니 고문을 만나 중동 상황의 안정화와 이란 핵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촉구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역내 상황 안정화와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목표로 하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라리자니는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선임 고문으로, 특히 핵 문제와 외교 정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이란 의회 의장을 지냈다. 러시아와 이란은 전통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들어 양국 관계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했을 당시 러시아는 이전처럼 이란을 강력하게 옹호하지 않았다고 AFP는 설명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미국과 핵합의를 하는 방안을 요구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changyong@yna.co.kr
07-20 23:23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레오 14세 교황이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교회가 폭격당해 민간인 3명이 사망한 데 대해 깊은 슬픔을 표하며 야만적인 전쟁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남쪽 카스텔 간돌포의 자유 광장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마친 뒤 "야만적인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평화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폭격으로 사망한 이들을 한 명 한 명 호명한 뒤 "국제사회가 인도법을 준수하고 민간인을 보호할 의무를 존중하며 집단적 처벌·무차별적 무력 행사·강제 이주를 금지할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교회인 성가족성당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아 3명이 사망하고 가브리엘 로마넬리 본당 신부를 포함해 10명이 다쳤다. 이 성당은 지난 4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매일 같이 통화하며 신자와 피란민의 안부를 물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가족성당 폭격 소식을 접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스라엘 외무부는 소셜미디어(SNS)에 이례적인 사과문을 게시했고, 네탸나후 총리는 지난 18일 교황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진화에 나섰다. 지난 5월8일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6일부터 카스텔 간돌포의 교황 별장에서 첫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changyong@yna.co.kr
07-20 21:28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2019년 국제구호단체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막은 혐의로 기소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20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시칠리아섬 팔레르모 검찰은 지난 18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검찰이 항소심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한 건 이례적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내무장관으로 재임 중이던 2019년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이주민 147명을 태운 스페인계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Open Arms) 구조선의 입항을 막아 납치와 직무 유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자신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당시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이끌던 정부 내에서 관련 부처 장관들과 협의해 결정한 것이므로 개인적인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3년간의 재판 끝에 지난해 12월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징역 6년을 구형했으나 1심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가 살비니 부총리의 유죄를 입증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18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중범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 누군가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계속 나아가자.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법을 집행하고자 했던 장관에 대한 3년간의 실패한 재판 끝에 완전한 무죄 판결이 내려졌는데도 이처럼 끊임없이 추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천 명의 정직한 시민이 정의를 기다리는 동안, 이 모든 에너지와 자원이 이런 식으로 쓰이는 것에 대해 이탈리아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당시 난민 구조선은 약 3주간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 인근 해상에 떠 있어야 했고, 이주민들은 한여름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 생존 위기를 겪었다. 일부는 배 밖으로 몸을 던지기까지 했다. 살비니 부
07-20 18:54
슬로바키아, 회원국·집행위 압박에 거부권 막판 철회 러 "제재 면역력 획득…제재는 양날의 검, EU에도 부메랑" (브뤼셀·로마=연합뉴스) 정빛나 신창용 특파원 = 유럽연합(EU) 27개국이 18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안에 마침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EU 하반기 순회의장국 덴마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27개국 대사회의에서 18차 대러시아 제재안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전체 내용은 관보에 게재되는 대로 공개된다.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제재안에는 현재 배럴당 60달러로 고정된 러시아산 원유 거래가격 상한제의 작동 방식을 일정 주기마다 직전 3개월의 평균가격에서 15%를 자동 인하하는 변동 방식으로 바꾼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방식에 따라 상한선은 직전 3개월 평균 가격보다 15% 낮은 47.6달러로 떨어지게 되며 향후 6개월마다 자동 인하 여부가 결정된다.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는 주요 7개국(G7) 차원에서 공동 시행 중인 조치로, EU는 애초 G7 차원에서 상한선을 60달러에서 45달러로 낮추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미국이 동의하지 않아 무산됐다. 이에 일단은 EU 독자 제재 방식으로 상한선을 인하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을 제외한 영국, 캐나다 등 다른 G7 국가는 EU 방식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AFP 통신은 해설했다. 제재안에는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저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 1·2 직·간접적 사용 금지, 러시아 은행 22곳 추가 제재도 담겼다. 러시아산 원유 밀수에 동원되는 '그림자 함대' 105척도 제재 명단에 추가돼 제재 대상 유조선은 누적 400여척으로 늘었다. 제재 우회를 지원하는 중국 은행들과 인도에 있는 러시아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최대 정유소도 제재할 예정이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채택한 것 중 가장 강력한 제재 패키지"라며 "러시아가 치러야 하는 대가를 더욱 늘려 침략(전쟁)을 멈추는
07-19 01:31
교황청 "교황, 가자지구 전쟁 휴전과 종식 거듭 촉구"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레오 14세 교황이 18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교황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교황은 통화에서 가자지구 전쟁 휴전과 종식을 거듭 촉구하고 가자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비극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모든 신자와 주민, 그리고 특히 예배 장소를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교황청은 덧붙였다. 전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교회인 성가족성당에서 3명이 숨지고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를 포함해 10명이 다쳤다. 로마넬리 신부는 지난 4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재임 시절 가자지구 상황을 매일 저녁 보고하고 대화를 나누던 사이였다. 성당 폭격 사실이 알려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을 표명했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후 자국군의 가자지구 성당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은 가자 성가족성당에 유탄이 맞은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무고한 목숨이 희생된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과 외무부도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사과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유감 표명 다음날 교황에게 전화를 건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심각성을 느끼고 신속히 진화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changyong@yna.co.kr
07-18 23:46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달 초 그리스 아테네에서 발생한 미국 UC버클리 교수 피살 사건과 관련해 전처를 포함해 용의자 5명이 체포됐다고 AP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란드 출신의 프세미스와프 예지오르스키(43) UC버클리 교수는 지난 4일 아테네 근교에서 이혼한 전처의 집으로 어린 두 자녀를 만나러 가던 중 총에 맞아 숨졌다. 당국은 그리스 국적의 전처를 살인 교사 혐의로, 전처의 남자친구인 35세의 그리스 남성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알바니아 국적자 2명과 불가리아 국적자 1명 등 공범 3명도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처의 남자친구를 사건 현장까지 데려다주고 총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지 일간지 토비마는 교수와 전처가 자녀 양육권과 면접교섭권을 둘러싸고 심각한 법적 분쟁 중이었다고 전했다. 교수는 이를 마무리 짓기 위해 전처가 사는 그리스를 방문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용의자 5명은 전날 아테네 법원에 출두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21일까지 변론 준비 기간을 줬다. 전처의 변호인 알렉산드로스 파시아타스는 "처음부터 의뢰인은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 왔다"며 "증거도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예지오르스키 교수는 지난 13년간 UC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에 재직하며 계량 마케팅, 산업 조직론, 디지털 시장 경제학을 가르쳤다. 학교 측은 그를 "열정적인 교육자이자 선도적인 마케팅 학자"라고 추모했다. changyong@yna.co.kr
07-18 22:27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 잠정 수용 중단"…국가관광총국의 '조선관광' 공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는 18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미국 언론의 북한 원산 리조트 단지 폐쇄 보도에 대해 "전형적인 거짓말"이자 "노골적인 가짜 뉴스"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미국 언론은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를 인용했으나 러시아는 폐쇄를 발표한 북한 당국이 아닌, 이를 보도한 미국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미국 정보기관과 연계된 미국 언론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의 방문 이후 북한이 러시아인에 대해 원산 리조트를 폐쇄했다는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 전략이 실패한 것을 본 미국 군사·정치 기득권의 통상적인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1∼13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강원도 원산 해안에 조성한 리조트 단지를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최선희 외무상을 만났다. 라브로프 장관은 당시 "러시아 관광객이 이곳을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취재진도 동행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둘러봤다. 지난 12일 영국 BBC방송도 이달 초 이 관광지구에 러시아인들이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이곳에서 사흘간 머무는 것을 포함해 일주일간 북한을 여행하는 상품의 가격은 약 1천800달러(약 250만원)로, 러시아 근로자 평균 월급보다 60%가량 더 높은 수준이다. BBC가 문의한 러시아 여행사 측에 따르면 8월 출발 일정의 여행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가 러시아인에게 개방된 상태라고 주장했지만 북한 당국은 이날 해당 리조트 단지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 수용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조선관광은 이날 공지를 통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가 "외국인 관광객을 잠정적으로
07-18 21:31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촉구하기 위해 이탈리아 로마의 상징인 트레비 분수가 18일(현지시간) 밤 일시 소등된다. 로마시는 이날 밤 10시부터 11시까지 한 시간 동안 트레비 분수의 조명을 끈다고 밝혔다. 로마시는 "민간인 희생과 파괴, 국제법 위반을 마주한 우리는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며 "로마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이번 소등 결정이 전날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교회인 성가족성당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이후에 나왔다고 짚었다. 성가족성당 공습으로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스라엘을 공개 비난하고, 이스라엘이 이례적으로 사과할 정도로 파장은 컸다. 바티칸시국을 낀, 세계 가톨릭의 중심축인 이탈리아가 받은 충격도 상당했다.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을 형상화해 제작한 높이 26m 규모의 트레비 분수는 건축가 니콜로 살비의 설계에 따라 1762년 완성된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1953년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장면이 나오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changyong@yna.co.kr
07-18 17:36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슬로베니아가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장관 2명의 입국을 금지했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을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장관이 '학살적' 발언을 통해 극단적인 폭력과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를 선동했다고 비난했다. 두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연정의 핵심 파트너다. 이들은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강경한 입장,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와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주장해 국제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달에는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노르웨이 5개국이 두 장관의 입국을 금지한 바 있다. 타냐 파욘 슬로베니아 외무장관은 이번 조치가 EU 최초라고 강조했다. 앞서 나타샤 피르츠 무사르 슬로베니아 대통령은 지난 5월21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학살"로 규정하며 EU가 더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지난 5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 내 군사작전 확대를 발표하자 슬로베니아는 다른 5개 유럽 국가와 함께 "가자지구의 인구통계학적 또는 영토적 변화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슬로베니아는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페인에 이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전 세계 약 150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 changyong@yna.co.kr
07-18 01:55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15년째 집권 중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권력에 도전하는 주요 야당 대표가 독특한 선거 유세로 국내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헝가리의 친유럽·중도주의 성향 야당 티서(Tisza)의 머저르 페테르(44)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카누를 타고 전국 순회에 나섰다. 그는 전날 동부 토카이에서 출발 전 취재진과 만나 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대규모 투자, 유럽연합(EU) 자금, 예측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헝가리 뉴딜'을 선언했다. 아울러 "티서는 헝가리 국민과 동맹, 연합을 맺을 것"이라며 "비밀스러운 뒷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내년 총선에서 다른 정당과 연대 없이 단독으로 정권 교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머저르 대표는 헝가리에서 두 번째로 큰 티서강을 따라 카누를 타고 80일 동안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특히 오르반 총리가 지난 네 번의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던 지역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변호사이자 전직 외교관 출신인 그는 지난해 초 오르반 정권을 강하게 비판해 주목받았다. 시민들은 오르반 총리의 측근 출신인 그의 비판을 일종의 '내부' 비판으로 여겼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가 지난해 창당한 신당은 현 정부의 독주와 야당의 무능에 실망한 진보파와 보수파를 모두 끌어안으며 정치권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지난달 발표된 지지율 조사에서 티서는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에 18%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조사 때 14%포인트보다 차이가 더 벌어졌다. 오르반 총리는 이번 주 초 팟캐스트에서 티서의 부상에 대해 "디지털 정치 운동"이라며 제대로 된 정당이 아니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정부 실적을 내세우며 내년 총선을 차분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오르반 총리가 태연한 척하지만 최근 대규모 감세와 주택
07-17 23:22
고위 공무원, 세계적 건축가도 연루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경제 중심지 밀라노의 건축 인허가 비리 스캔들과 관련해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살라 시장은 현재 크게 두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첫째는 이해충돌 은폐 혐의다. 검찰은 살라 시장이 주세페 마리노니 밀라노시 경관위원회 위원장이 특정 개발업자, 건축가와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얽혔다는 사실을 인지했는데도 그를 지난해 12월에 5년 임기의 위원장으로 재임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는 불법 외압 행사 혐의다. 살라 시장이 '피렐리노 프로젝트'의 승인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피렐리노 프로젝트'는 밀라노의 포르타 누오바 지구에 있는 노후화된 피렐리노 타워를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주거용 타워를 건설해 두 건물을 다리로 잇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이탈리아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코이마의 설립자 만프레디 카텔라와 유명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가 추진한 이 프로젝트는 2023년 3월과 5월 밀라노시 경관위원회에서 부결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해 6월 돌연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반전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살라 시장의 개입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건축가 보에리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그가 살라 시장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까지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번 비리와 관련해 밀라노시 도시 계획 담당 시의원인 잔카를로 탄크레디, 마리노니 경관위원장, 카텔라와 보에리 등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오는 23일 체포영장 발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불법적인 건축 허가 발급을 돕고 투기성 높은 부동산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번 스캔들에는 밀라노 시정의 최고 결정권자인 살라 시장뿐만 아니라
07-17 19:17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장교가 이탈리아에서 약탈한 고대 로마 시대 모자이크 작품이 약 80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안사(ANSA)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작품은 한 쌍의 연인을 묘사한 에로틱한 분위기의 모자이크다. 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주둔했던 나치 독일군 대위가 훔쳐 한 독일인에게 선물하면서 독일로 건너갔다. 이번 반환은 유물을 소유했던 독일인 가족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뤄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가족은 이탈리아 문화유산 보호 전담 경찰인 로마 카라비니에리 문화유산 보호 부대(TPC)에 직접 연락해 반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TPC는 유물의 진위와 정확한 출처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이 모자이크 작품이 베수비오 화산 인근 폼페이에서 유래했음을 밝혀냈다. 모든 확인 절차가 완료되자 이탈리아와 독일 양국의 외교 채널이 가동됐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주재 이탈리아 영사관을 통해 2023년 9월16일 이탈리아로 성공적으로 반환됐다. 이후 보존·복원 작업을 거친 뒤 이날 폼페이 고고학공원에서 프란체스코 가르가로 TPC 사령관이 직접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소장에게 모자이크 작품을 인계하는 반환식이 열렸다. 추흐트리겔 소장은 "오늘의 반환은 벌어진 상처를 치유하는 것과 같다"며 이 모자이크가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사라지기 전 폼페이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물을 자발적으로 돌려주는 이들로부터 "도난당한 유물에 대한 소유욕이 무거운 짐이 된다는 인식의 변화를 자주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의 저주'가 두려워 돌려주는 사람도 꽤 많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의 저주란 폼페이 유적지에서 작은 돌멩이라도 훔치면 불행이 닥친다는 일종의 근거없는 미신이다. 비과학적이지만 그 덕분에 실제로 많은 유물이 돌아오고 있다. 이에 폼페이 유적지에는 방문객들이 돌려보낸 유물과
07-16 00:38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옥중에서 숨진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측에 친푸틴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72)의 공연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게르기예프는 오는 27일 이탈리아 캄파니아주 카세르타 왕궁에서 열리는 여름음악축제에 초청받아 그가 이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 소속 솔리스트들과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나발나야는 이날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 기고문에서 "이 축제에는 큰 문제가 있다"며 게르기예프를 푸틴 대통령의 '친밀한 친구'이자 러시아 정권의 '문화 대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5년 여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푸틴의 공범인 게르기예프가 갑자기 이탈리아에 초대돼 축제에 참여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냐"며 "그가 카세르타 왕궁에서 지휘를 못 하게 하라"고 주장했다. 나발나야는 '푸틴의 정적' 나발니가 지난해 47세에 시베리아 최북단 교도소에서 의문사한 직후 남편의 유지를 잇겠다고 약속한 뒤 독일을 거점으로 반정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나발니가 설립한 반부패재단은 지난주 이탈리아 내무장관에게 게르기예프의 입국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문화부 장관과 카세르타 왕궁 책임자에게 공연 취소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게르기에프는 푸틴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 때문에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럽 국가의 무대 위에 서 본 적이 없다. 1988년 35세의 젊은 나이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마린스키 극장 음악감독에 오른 게르기예프는 1990년대부터 푸틴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활동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의 TV 광고에 출연했으며,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도 공개 지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지 않은 게르기예프가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탈리아 정치인들과 시민 활동가들은 이에 반대하는 성명을
07-15 22:45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나폴리의 마피아 조직 카모라의 실상을 고발한 소설 '고모라'의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45)는 14일(현지시간) 그를 협박한 마피아 보스와 변호사에 대해 유죄 판결이 확정되자 오열했다.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로마 항소법원은 이날 카모라 보스 프란체스코 비도녜티에게 사비아노와 언론인 로자리아 카파키오네를 협박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비도녜티의 변호사 미켈레 산토나스타소 또한 같은 혐의로 1년2개월형이 확정됐다. 사비아노는 이날 판결이 선고된 뒤 자신의 변호사를 껴안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카모라 조직원들이 내 삶을 빼앗고 산산조각 냈다"며 "20년째 24시간 경호를 받으며 살아야 했다"고 울먹였다. 비도녜티는 카모라의 카살레시 클랜의 전 두목으로, 이미 살인과 폭력 등 중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언론인과 작가들을 상대로 한 노골적인 협박과 보복으로 악명이 높다. 2008년 이른바 '스파르타쿠스 재판'에서 변호사 산토나스타소는 비도녜티와 또 다른 카모라 두목을 대신해 법정에서 성명을 낭독했다. 이 성명에는 작가 사비아노와 언론인 카파키오네를 향해 "자기 일을 제대로 해라"는 내용이 담겼다. 취재와 보도를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협박한 셈이다. 소설 고모라는 2006년 출간돼 전 세계적으로 1천만부 이상 판매됐다. 2008년 마테오 가로네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만들었고 TV 시리즈로도 제작됐다. 책은 큰 성공을 거뒀지만 사비아노는 마피아의 표적이 됐다. 사비아노는 카모라의 살해 위협을 받은 2006년부터 20년째 24시간 경찰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특히 2008년 법정에서 카모라 측이 공개적으로 협박을 가하면서 경호가 더욱 엄해졌다. changyong@yna.co.kr
07-15 18:33
외할머니 유산 상속 과정 탈세 혐의…"혐의 인정은 아냐" 세금 냈지만 형사 조사는 계속…사회 봉사로 재판 피할 듯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이 탈세 혐의와 관련해 이탈리아 국세청에 1억7천500만유로(약 2천828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현지 일간지 일파토쿼티디아노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칸 가족의 대변인은 이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개인적, 가족적 차원에서 고통스러운 문제를 신속하고 최종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제기된 주장의 유효성을 부분적으로든 암묵적으로든 인정하지 않고 체결됐다"고 강조했다. 엘칸 회장은 외할머니 마렐라 아녤리의 탈세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지난해부터 토리노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마렐라가 실제로는 이탈리아에 거주하면서도 서류상으로 스위스에 거주한다고 허위 신고를 했고, 이에 따라 2019년 마렐라의 사망 시 엘칸 회장이 막대한 유산을 상속세 부담 없이 물려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체납된 세금과 그에 따른 과태료, 이자를 포함해 총 1억7천500만유로를 추징했다. 엘칸 회장은 남동생 라포, 여동생 지네브라와 함께 전액을 지불하기로 국세청과 합의했다. 이번 검찰 수사는 엘칸의 어머니인 마르게리타 아녤리가 자신의 세 자녀(존, 라포, 지네브라)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마르게리타는 첫 번째 남편과 사이에서 엘칸을 포함해 세 자녀를 뒀고, 두 번째 남편과 다섯 명의 자녀를 더 낳았다. 가문의 후계자로 지명된 엘칸이 자신의 형제자매에게만 핵심 기업 지분을 나눠주고, 배다른 형제자매들을 소외시키자 마르게리타가 직접 자녀들을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녤리 가문의 상속 분쟁은 이탈리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1899년 이탈리아 자동차 기업 피아트그룹을 창업한 아녤리 가문은 이탈리아 최고
07-15 00:10
밀라노 법원, LVMH 계열 로로피아나 1년간 사법관리 대상 지정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이탈리아 계열사 로로피아나가 중국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저임금을 주고 노동착취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밀라노 법원은 이날 로로피아나를 1년간 사법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고급 캐시미어 의류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하청업체에 의류 제작을 맡겼고 이 하청업체는 다시 밀라노 인근에 있는 중국 업체에 하청을 줬다. 2차 하청업체는 불법 체류 중인 아시아인 노동자들을 고용해 야간, 공휴일에도 작업을 시켰다. 당국은 전력 소비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동자들이 법정 근로 시간을 훨씬 초과해 장시간 근무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불법 기숙사, 비위생적인 작업 환경, 안전장치 없는 기계 사용 등 열악한 노동 환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로로피아나가 3천유로(약 484만원)에 판매한 캐시미어 재킷을 제작하고 2차 하청업체가 받은 금액은 80유로(약 13만원)에 불과했다. 밀라노 법원은 "로로피아나가 하청업체들의 불법 행위를 고의로 감독하지 않아 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 명품 업체들이 생산 비용 절감과 이윤 극대화를 위해 다단계 하청을 줬다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발렌티노, 디올, 아르마니, 알비에로 마르티니가 법정 관리를 받은 적이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전 세계 명품의 50∼55%를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LVMH는 2013년 7월 로로피아나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나머지 20%는 이탈리아 창업자 가문이 보유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
07-14 21:29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무역 합의에 실패할 경우 이미 마련된 210억 유로(약 33조9천억원) 규모의 보복 관세에 더해 2차 보복 관세까지 부과할 수 있다고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안토니오 타야니 장관은 이날 보도된 현지 일간지 일메사제로와 인터뷰에서 "EU가 이미 준비한 210억 유로 규모의 관세 패키지에 이어 미국과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두 번째 보복 관세 패키지가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EU에 8월1일부터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EU는 오는 14일부터 자동 발효될 예정이던 대미 보복관세를 협상 중이라는 이유로 8월 초로 연기하기로 했다. EU는 210억 유로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10% 또는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보복 조치를 마련해뒀다. 이와 별개로 미국 기본관세 10%, 자동차 25%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2차 보복 조치도 준비 중이다. 타야니 장관의 발언은 EU가 미국과 무역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단계적인 대응 전략을 짜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타야니 장관은 EU와 미국의 협상에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관세는 미국을 포함한 모두에게 해롭다"며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 미국인들의 연금과 저축이 위험에 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의 목표는 캐나다, 미국, 멕시코, 유럽 간 '무관세'와 개방된 시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주요국 정상들도 미국과 무역 갈등 해결에 직접 나서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협력해 미국과 무역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측 협상 대표인 마로스 셰프초비치 EU 무역 담당 부위원장은 이날 미국과 EU 양측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향해 접근하고 있다고 밝
07-14 17:49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 기업인 트럼프 그룹이 루마니아 부동산 개발업체 SDC 이모빌리아레와 손잡고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 고급 아파트 타워를 건설한다. 트럼프 그룹은 11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트럼프 타워 부쿠레슈티'는 유럽에서 가장 활기차고 역동적인 신흥 시장 중 하나인 루마니아 수도의 중심부에 개발될 예정"이라며 "트럼프 브랜드의 프리미엄 주거지를 이 지역에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정확한 위치나 착공 시기는 명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그룹은 직접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 대신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트럼프 브랜드를 빌려주고 수수료와 판매 수익 일부를 받는 라이선스 사업 모델 방식으로 지난해에만 4천460만달러(약 611억 원)를 벌었다.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는 폴란드에 이어 동유럽에서 경제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다만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0.2% 상승하는 데 그쳐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 비해 저조했다. 루마니아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불거진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 탓에 지난 5월 재선거를 치렀다. 중도 성향의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이 당선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축하 인사를 전했다. changyong@yna.co.kr
07-13 00:22